젊은 창업가지만 젊은 창업가가 싫습니다

Publish

2026.01.29

Author

Leo (장준하) Jang

제목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당연히 모든 젊은 창업가가 싫다는 건 아닙니다. 젊은 창업가라는 걸 내세우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건 분명 강점이 될 수 있고, 좋은 마케팅 포인트가 됩니다. 저도 그렇게 많은 고객사를 모았습니다.

제가 말하는 건 진정성과 실제 능력입니다.

단순히 창업가라는 타이틀이 주는 이미지가 좋아서, 대단해 보이고 싶을 뿐인 사람들. 대단한 창업을 한다고 어그로 끌고 정작 개발은 외주 맡기고, 90일 만에 뭘 하겠다고 해놓고 하는 건 없고, 믿어준 투자사를 뒷통수 치고, 지표로 장난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싫습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투자금은 빚입니다. 물론 실제로 채무상환의 의무는 없지만 그만큼 투자사가 믿고 맡긴 돈이죠. 그 무게를 알면 함부로 쓸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그걸 자기 돈처럼, 아니 자기 돈보다 더 쉽게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건 능력 부족이 아니라 생각이 없는 겁니다.

이런 사람들이 주목받을수록, 젊은 창업가 전체에 대한 이미지가 가벼워집니다. "또 저런 애들이구나" 하는 시선이 생깁니다. 진지하게 제품을 만들고 고객을 만나는 사람들까지 똑같이 취급당합니다.

그래서 싫습니다.


그리고 이게 현실에 영향을 줍니다.

한국에서 젊은 창업자는 그 자체로 리스크입니다. 투자는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영역인데, 앞서 말한 사람들이 그 경계심을 더 키워놨습니다. (참고로 이건 한국에 한정된 이야기입니다. 미국에서는 오히려 젊은 창업가를 선호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투자사들은 젊은 창업가를 좋아하는 것처럼 말합니다.

"우린 도전적인 투자를 해요." "어린 창업가에게 공격적으로 투자했습니다." "나이/경력은 아무 상관없어요."

홈페이지에도 써 있고, 어디서나 강조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미팅 테이블에 앉고, 마지막 단계가 되면 바뀝니다. "조금 더 검증이 필요할 것 같아요"라는 정중한 거절. 앞에서는 잘 될 것 같다고 하더니 결국 "아직은 이른 것 같다"는 답변. 도전적이라던 곳이 가장 보수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쩌면 이건 사람의 기본적인 심리와 같은 것일 수 있습니다. 부족한 부분일수록 그렇지 않다고 더 강조하고 싶은 것처럼.


그렇다고 다 그런 건 아닙니다.

제가 만났던 곳 중 가장 호의적이었던 투자사는, 오히려 도전적으로 투자한다고 떠들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거긴 대학이랑 배경 본다"고 했던 곳이었습니다. 소문과 정반대였습니다.

투자 조건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팀마다 상황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의 조언이 나한테는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대단한 척하는, 대표병 걸린 젊은 창업가가 싫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업계 전체의 신뢰를 갉아먹습니다.
둘째, 투자사들의 "도전적"이라는 말은 걸러 들어야 합니다. 말과 행동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누가 뭐라고 하든, 직접 부딪혀보기 전까지는 모릅니다. 소문은 소문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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