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는 필요합니다
Publish
2026.02.09
Author
Leo (장준하) Jang
보편적으로 이야기 할 때 스타트업에서 완벽주의는 위험합니다. 완벽하다는 건 그만큼 준비가 필요하다는 거고, 준비가 길다는 건 빠르지 않다는 거고, 빠르지 않다는 건 스타트업에게 치명적이니까요.
그런데 저는 강박이 있는 사람입니다. 제가 리소스를 쏟는 영역에서 생각한 만큼 완벽하지 않으면 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게 제가 하는 모든 것에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신경 쓰는 부분은 극도로 꼼꼼하게 만들고, 잘 안 될 것 같으면 아예 출시하지 않았습니다. 디자이너가 아닌데도 디자인 레퍼런스 목록에 등재된 적이 있고, 올해 써본 서비스 중 최고였다는 평도 들었습니다. 강박이 만든 성과입니다.
하지만 출시하지 못한 프로덕트는 훨씬 많습니다. 그것도 강박이 만든 결과입니다.
그래서 강박이 스타트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냐고 묻는다면, 위험하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박 없이 만든 제품은 빠르지만 대체 가능합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건 누구도 기억하지 않습니다. 시장에 소프트웨어는 넘쳐나고, 그중 대부분은 그냥 그런 퀄리티입니다. 거기서 눈에 띄려면 결국 비정상적인 수준의 집착이 필요합니다. 경험이 아름다운 소프트웨어는 그 자체로 정말 큰 차별점이니까요.
문제는 그 집착이 속도를 죽인다는 겁니다. 완벽주의 그 자체는 스타트업에 독입니다. 시장은 완벽한 제품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결국 강박이 있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강박을 없애는 게 아니라, 강박의 속도를 올리는 겁니다. 남들이 세 번 이터레이션 돌려야 나오는 퀄리티를 한 번에 찍을 수 있다면, 그건 미친 무기가 됩니다.